향알못의 올리브영 탐방기 멋부리기

나는야 향알못. 

와인 위스키 차는 정말 많이 접했지만 향수는 비싸고 (술은 뭐 싸나), 매년 짐을 옮기는 상황이어서 버거웠다. 고딩때 캠퍼스 곳곳에서 데이지 끌로에 향이 폴폴 날리긴 했어도 정작 주변에 향수를 뿌리는 사람은 없었다. 어렸을땐 장황한 설명 (............. 프리지아가 만발한 바닷가 옆 정원에서 고전소설을 읽는 어린 소녀의 줄무늬 고양이의 앞발 냄새 .........) 을 읽는데 재미를 들였지만 정작 커서 시향은 하지 않았다. 오드뚜왈렛 오드파르팡 지속력 따지기 귀찮아서 향이 좋은 헤어 제품을 찾았고, 마음에 드는 샴푸와 컨디셔너에 정착. 요즘에야 나의 이미지 (이렇게 쓰니까 뭔가 재수없 .....) 에 맞는 향을 갈구하기 시작. 

향알못이지만 나년은 (급 뷰게 말투 =..= 안녕 여시들 ^^) 원래 얄팍한 닝겐이라 향수 보틀, 이름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제니퍼 로페즈 테일러 스위프트 니키 미나즈 암튼 연예인들이 내놓은 향수는 건드리지도 않음 -__- 뿌리면 그 셀럽의 팬층에 가담하는 듯한 느낌이 싫을 뿐임. 

암튼 향알못인 관계로 아래의 설명들은 두서없음 + 불학무식 + 중2병 말투의 극치임을 알려드립니다.... 

라운드어라운드 노르웨지안 포레스트 (....캣 -0-)
남친 향이라고 마케팅하던데, 카다몸 향이 좀 진해서 다른 노트가 낄 틈이 없다. 무난하게 스파이시한거 좋아하는 여성들한테 맞을듯. 

더블유.드레스룸
뭔가에 도시명 붙이는 마케팅의 노예라서 당연히 시향. 다들 매우 대중적인, 튀지 않는 향들이라 생각한다. 
제일 거슬리는 건 역시 도시명 아래 로맨틱한 바닷가 산책이라느니 그런 미사여구. 
아바나 향을 맡았을때 내가 피델 카스트로를 떠올리던 장개석을 떠올리던, 이미지 강매하지 말라고 =________=

솔리노트 (1+1 하길래 쪼그려 앉아서 죄다 피부에 테스트해봄. 이 포스팅을 쓰는 이유이기도 함)

a. 베이스 노트용
- tiaré 타히티 가드니아: 꽃이 느껴지질 않는다. 꽃을 내놓아라. 너무 달고 느끼함.
- vanille 바닐라 : 역대급으로 느글거림. 기왕에 버터 beurre 향도 내주시길 ^^ 
- musc 머스크: 코를 쑤시는 듯, 전혀 부드럽지 않아... 아무리 레이어링이라 해도 난 따로 쓸 수 있는 애들만 원해.

b. 탑 & 미들 노트용
- iris 붓꽃: 맡아보고 유일하게 오호! 싶었음. 과하게 여성스럽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고 가벼웠다.
jasmin 재스민: 걍 유니콘. 아라타워점에서 간신히 하나 찾았음. 산책하면서 잔향이 오르기를 기다렸는데, 꿉꿉하면서 시큼함
부들부들하고 탱탱한 재스민 향은 세상에 많을테니 놓아줄께. 
- figuier 무화과꽃: 1+1 맞추려고 마지못해 골랐는데, 다시 뿌려보고 넌 교환행 ^^ 식탁에 찐득하게 말라붙은 설탕물 같다.
- rose 장미 (왜 이렇게까지 역주를...): 싱그럽지 않고 맹맹했다. 세상에 널린 것이 로즈향인데 왜 굳이 얘를 고르십니까.
- cerisier 벚꽃: 너무 달고 벚꽃 특유의 섬세한 맛이 결여돼었으니 록시땅 추천. 록시땅은 정말 향이 예.쁘.다.

c. 오프라인 존재감이 없는 애들
끈기있게 서울 전 매장조회를 한 결과, 요놈들은 딱 한 매장에만 있음: 강남역 사거리 아라타워. 
근질거려서 한달음에 감. 이날 고딩때 얼굴 갈아엎고 여신이 된 동창을 역 사거리에서 11명 봤음. 재미있었다.
아래 향들을 시향하려 했는데 테스터가 없고요.. 본사에서 보내준다는데, 이건 라인의 50% 는 시향하지 말고 걍 
필 받아서 사라는 거잖아. 또 하나씩밖에 없다고.... 시향해본 사람들 반응이 안좋았나, 온라인에서만 응큼하게 파는구려.
- mûre 블랙베리: 프랑스에서 블랙베리는 약방의 감초. 원료 분배가 괜찮길래 life is about taking chances 류의 셀프 설득 후 낙찰. 
테스트 안해보고 화장품 사는건 처음이라 선덕거리는 마음으로 뿌려보니, 나 블랙베리!!! 하며 나서진 않았다. 
와인의 단맛같이 딱딱하면서 무거운, 씁쓸하고 좀 독한 베리향. 독특하진 않아도 재스민보다 마음에 들어서 결국 잘 뽑은듯.
- pomelo 자몽: 까딱했다간 시큼한 땀냄새로 퇴화하기 십상. 끝내주는 자몽 라인이 더바디샵과 아뜰리에코롱에 이미 있음. 
- grenade 석류: 하도 상큼하고 하도 까다로운 과일이어서, 모험을 하긴 꺼려졌다.
- frangipanier 프랑지파니: 호주애들이 마약 나르다가 잡혀서 감옥가는 -___- 그런 이국적인 장소와 흔히 
연관짓는 향들을 좋아하지 않아서... 코코넛 파인애플 트로피컬 향 극혐. 

d. 아예 한국 미출시
- thé blanc: 백차향을 어떻게 해석했을지 궁금하다. 주로 워터리하다 못해 밍밍해지는데.
- patchouli
- ambre

결론.
써놓고 보니 매장에서 시향해본 향들 중 아이리스만 맘에 들었다. 
레이어링 컨셉은 참 쌈박한데, 몇개만 고르자니 이도저도 아닌 향이 나올 확률이 높다. 죄다 갖춰놓고 장인정신을 불태우지 않는 이상. 
flash back to: 아이리스 재스민 뮈르 포멜로 그르나드 -- 그레나데 아니고 그르나드! 불어로 석류는 영어로 수류탄과 같은 단어임! 
악센트가 안 붙어있는데 어째서 그레나데야 이 사람들아 -- 피기에 다 쟁일 생각 진지하게 했었지. 

etc.,
자잘한 브랜드들과 모노템 등은 피곤해서 빼먹음. 아마도 다음 기회에....
이번 주에 산 향수가 무려 4개: 미샤 라브와 암스테르담 & 프라하, 솔리노트 아이리스 & 뮈르. 
세일가 개당 만원쯤이니 사모으는 재미가 있었...... 쪼잔하게 지르는 아마추어. 
그냥 통 크게 에르메스 트윌리를 사란 말이다. 

그리고 너머 위풍당당하게 보이는 올리브영 초콜릿 두 종류. 화이트데이라서 칼로리 섭취를 권장하나봄.

오늘의 깨우침: 스타벅스 안 벽돌벽에 하얗게 그려놓은거 페인트가 아니라 데칼이었네??
오늘의 궁금증: 한국에서는 카페 내에서 코트 안 벗는 듯? 몇 시간 앉아있어도 다들 입고 있음?

할일은 쌓였는데 할게 없는 나날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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