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25.06



a. 세인트 팽크래스 역으로 들어왔다. 조앤 롤링이 킹스크로스라 서술했던 곳은 사실 세인트 팽크래스인데 롤링 여사가 에든버러에서 들어오며 잘못 본 것이라고 (...) 하긴 두 역이 붙어있어 구분이 어렵긴 하겠다. 유스턴 가를 따라 걷는데 아 내가 여름의 런던 혹은 런던의 여름을 사랑했다는 걸 다시금 배우고 온몸으로 흡수하였다.

b. 날 받아준 친구는 내가 작년에 살았던 기숙사에서 길 건너 있는 구석진 거리에 산다. 당당한 이름에 비해 너무나 작은 건물의 계단을 오르며 낡은 카펫과 석고칠한 벽의 냄새를 맡았다. 플랫 문을 열어놓아 들어갔는데 친구는 제 방에서 빨래를 정리하고 있었다. 매우 크고 먼지와 향수 냄새가 나는 방에 앉아 한참을 웃다 ("내가 런던에 있네!" "너가 런던에 있어!") 옷을 갈아입고 수렵채취를 나섰다.

c. 프랑코 망까로 가서 앤초비가 올라간 피자 (앤초비를 먹지 않지만 싫은 음식이란 없는 순간) 와 웨이트로즈에서 조각케익, 자몽쥬스를 사서 브런즈윅 옆을 파고 들어간 듯한 정원 안에서 먹었다. 개들이 참 많았는데 이 친구가 개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몰랐고 벌들이 꽃 안에 들어갈때마다 머리 위로 향이 퍼졌다.


d. 10시쯤 근처 교회의 조각물을 본 후 친구 방 창문을 타고 지붕으로 올라갔다. 박공지붕에 걸터앉아 한참 얘기하다가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데 올라가는 것보다 힘들더라. 다음날 아침, 햇살이 차갑게 닿은 지붕.

e. 이렇게 행복한지 참 오래되었다 싶어.
영상 썸네일

Tom Petty & The Heartbreakers - American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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