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알못의 세포라 탐방기 멋부리기

모두 맨팔에 뿌리고 몇시간 동안 관찰한 결과물 (잘 논다 ... )

제 편의상 ㅡ ㅡ 면세 or 세포라 구입 가능한 놈들만 시향했습니다.
gucci bloom acqua di fiori 블룸 아쿠아 디 피오리

한마디로 참 구찌스러운 향이랄까. 부드러운 것 같지만 은근히 날이 서있는게 19세기 영국 인상주의파 같다.
살구핑크색 보틀에 골판지 같은 테두리, 녹색 일러스트가 너무 마음에 듦. 잔향이 풀내음 같긔.

향 * *
보틀 * * * *
구매 욕구 * * *
gucci bloom 블룸

난 아쿠아 디 피오리 디자인이 너무 좋은데 막상 향은 얘가 더 부들부들해서 좋다. 정녕 일석이조는 안되는 것인가.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 같은 향. 피부보다는 천에 뿌리면 더 잘 녹아들어갈 것 같다.

향 * * *
보틀 * *
구매 욕구 * *
hermès eau des merveilles bleue 오 드 메르베이 블루

우선 보틀에 치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파란색 덕후인 나도 매우 흥분했지만 사진빨일 뿐 실물은 좀 유치함.
시크한 향이라는데, 우디 / 메탈릭 계열을 시크함과 연상시키는 나는 그냥 청량하다고 생각.
특정한 재료는 코에 안 들어 오는데 그냥 아주 깨끗한 공기? 를 한가득 먹은 느낌.
뿌리자마자 몇년전 살았던 곳이 퍼뜩 생각나 날 잠깐 맹하게 만든 향.

향 * * * *
보틀 * * 
구매 욕구 * * * *
hermès twilly 트윌리

경유중 공항에서 뿌리고 내내 킁크응킁 거리며 다녔는데, 지속력 하나는 끝내준다. 
우린 젊다고 깝치는 마케팅 이미지와는 달리 화사하면서도 무게감이 없잖은 꽃향으로 느꼈다.
chemtrail 시야쥬도 아쉽지 않게 남음.
난 에르메스 취향인가보다..

향 * * * *
보틀 * * *
구매 욕구 * * * *
bleu de chanel 블루

지금 저한테는 너무 어려운 향이어서 소장 욕구는 없네요.. 나이 몇년 더 먹고 커리어에 올라타면 맞지 않을까 하는 소망.
뿌렸을때 소다향이 팍 나서 좋았는데 빨리 죽고 좀 날카로운 남성의 스멜 (...) 로 바뀌었다. 
카페에서 이거 뿌린 남자 만나면 대쉬할거임 *_*

이 포스팅을 쓰고 나서 외출중 전남친새끼 동창을 봤는데, 이름이 샤넬이었다. 
바로 어제 영화보다가 티파니 에보니 스칼렛 제이드 크리스탈 등등 장차 스트리퍼 이름이라고 깠는데 만나서 뜨끔 =_;
샤넬이 부모님 무슨 생각 하셨어요 생각 안했겠지 ㅜㅜ
p.s. 샤넬양 여동생 이름은 쇼멜 chomel .. 이런 미친 실화입니다 이런건 꾸밀수도 없어

향 * *
보틀 * *
구매 욕구 * *
tocca florence 플로렌스

고3 때 보스턴 백 베이 앤쓰로폴로지에서의 시발비용 -_- 
세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다닌 고등학교가 시골에 짱 박혀 있었으니, 학기중 생일날엔 살게 없어 늦게 셀프 축하한 것 같다. 
대신 생일엔 후배 (나 가고 저도 영국옴 그것도 10분 거리... 스토커 돋네 흐뭇하다) 랑 동네 서점 카페에 갔다. 
그날이 내 생일이었다는 거, 걔 내가 졸업한 후에야 알았지. 지금도 난 누구한테 오늘 내 생일이라는 말을 못한다.

얘는 너무 좋아하는 향이었지만 열지도 않고 후배한테 선물로 넘김.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브랜드라서 아쉬움... 
미국 세포라 & 컬트뷰티에 있지만 향수는 국제배송이 안되니까 ㅜㅜ
화이트 플로럴 아님 서양배 좋아하시면 꼭 시향해 보세요.

향 * * * *
보틀 * *
구매 욕구 * * * *
(나 돌아왔다) solinotes

석류 grenade
어렸을때 소아과 갔다오면 엄마가 선홍색 시럽에 섞어서 주던 가루약!!! 딱 그 냄새다 ㅌ_ㅌ
장 폴 고티에의 르말 le mâle 에 온몸을 절이고 다닌 선배 이후로 고티에 공포증이 생겼는데, 그에 버금가는 고역스러움.
"시온주의자가 아닌 자는 자신의 적" 이라 떠드는 이십대 초반의 건장한 남자가 <남성> 이라는 이름의 향수를 진득하게 뿌리니, 
존재 자체가 캐리커처. 애국심을 떠나 이건 뭐 매니페스토 쓸 기세였다능. 뉴저지 출신 유대인 친구가 혀를 내두름.

자몽 pomelo
 자몽도 아니고 오렌지도 아니고 금귤도 아닌것이 풀이 죽은 것 같다. 
씁쓸한 상콤함이 나오다 말고 가심. 지속력 안습 ...

프랑지파니 frangipanier
감초인듯, 끈끈한 약재 냄새가 남 ㅜㅜ 
쓰는 인간 괴팍하게 만드는 향. 쓸데없이 지속력이 좋다. 

저번에도 그랬지만 솔리노트는 컨셉 >>>>>>>>>> 조향.
아이리스 향은 실수로 잘 만든 것임에 틀림없어.

향 - 별표 안 줌...
보틀 * *
구매 욕구 - 별표 안 줌... 
guerlain l'heure bleue 뢰르 블루

겔랑 뢰르 블루는 조향 역사의 한 획인데 헤리티지가 과하다보니 빠리 세포라만 취급하는 듯 왜 넣었어.
처음엔 굉장히 고풍스럽고 진하지만 서서히 한밤중에 길거리 카페 앞에 서있을때의 느낌 같은 잔향으로 녹아들어간다. 

몇년 전 이자벨 위뻬르 인터뷰를 읽었는데, 좀 시크하게 대화가 흐르다가 - 이를테면 좀 사적인 질문들은 
미소로 몰살하는 식으로 - 향수 얘기가 나오니 활발해졌다. 뢰르 블루를 쓴다고. 카트린 드뇌브도 썼던 것 같다.

나는 베네치아 어느 약국에서 처음 시향해봄. 따뜻한 몸으로 시원한 저녁을 뚫고 집으로 걸어갈 때의 향? 
스물한 살 먹은 생일 밤이었는데, 작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전남친이 종업원한테 얘 생일이라고 해서 tanti auguri!! 를 들음. 
와인 잔을 비우기 전 빠네또네 조각에 아이싱슈거를 뿌려 갖다주고 종업원 둘이서 cantiamo? 하고 놀렸다.

향 * * * *
보틀 * *
구매 욕구 * * *

하루 종일 환취증 - 하필이면 쇠 냄새 - 이 거슬렸던 날의 향수 잡담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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